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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1    - 1988년 -

 

안타까운 일은 세상에는 좋은 일들이 존재하고 있는데, 우리의 주변에는 나에게서 그런 것을 찾으려는 자가 없었다.

나는 나 자신이 가진 것을 알리기 위하여 언어와 풍습이 다른 여러 나라를 여행하게 되었다.

그때 나는 다른 어느 나라의 말도 알고 있지 않았다.

세상일을 위해서 할 수 있는 방법이 도무지 없으니 그 방법을 얻기 위하여 혼자서 외국 여행을 하게 된 것이다.

나의 곁에는 안내자도 없었고 또 그곳에는 나를 기다리는 사람도 없었다.
나는 나 자신이 만든 메시지를 준비물 속에 넣고 가까운 나라 일본을 찾아간 것이다.

맨 처음 여행에서 만난 일은 입국사무를 보는 곳에서부터 부딪쳤다. 내가 몇 번이나 연습을 해서 작성한 입국신고서의 글자가 틀려 있었다.

그러자 입국 심사 직원이 나는 알아듣지도 못하는 제 나라말로 입국신고서를 확실하게 기재하라고 말했던 것이다.
나는 얼른 눈치를 채고, 상대방이 알아들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한국말로 “당신이 좀 고쳐 주시오.”하고 손짓을 했다.

나의 일본 여행은 입국 심사를 통과하고 나서도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먼저 어디로 갈 것인지 방향을 결정하는 일도 그랬고, 물을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으니 또 그랬다.
나는 무조건 차를 타고 가다가 시내라고 짐작이 되는 곳에 내려서 숙소를 잡았다.

그리고 길을 익히는데 또 며칠이 걸렸다. 결국, 나는 번화한 거리를 찾아다니며 등불을 켜놓고,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곳에 준비해 간 메시지를 두고 앉아 있었다.

그러나 그곳에서도 내가 본 것은 무관심과 냉대뿐이었다.

나는 몇 번이나 여러 곳을 찾아다니며 같은 일을 시도하다가 나 자신이 하는 일이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을 알고 부산으로 돌아왔다.

나는 그곳에서 한 달도 채 머물지 않았는데 체중이 몇 kg이나 빠지는 고생만 했던 것이다.

 

하루는 제자가 찾아와서 어떤 남자의 이야기를 했다.

며칠 전 제자가 머물고 있는 절집에 한 남자가 찾아와서 신세를 말하고 도와 달라고 애원을 하더라고 했다.
나는 거절하게 하였다.
다시 제자가 찾아와서 하는 말이 날마다 그 남자가 절집에 찾아오니 좀 도와줄 길이 없겠냐고 물었다.

나는 제자의 말에 대하여 이렇게 대답했다.
“도와줄 수는 있다. 그러나 사람을 모르고 도와주는 일은 도와주지 않는 것만 못하니 되도록 그런 일은 나에게 부탁하지 말라.”
그러고 나서 내가 덧붙여 말하기를
“다른 곳에서 도저히 해결의 방법이 없거든 도와줄 터이니 훗날 제자가 하는 일을 한 번이라도 도와줄 수가 있겠냐?”고 묻게 했다.

남자는 제자의 이야기를 듣고 망설이다가 다음날 와서 다른 방법이 없다면서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했다.
나는 제자가 전하는 말을 믿고 2주간의 여유를 주면서 남자를 관찰하게 했다.
2주가 지나자 남자는 남자대로 독촉을 했고, 제자는 제자대로 약속한 것이니 남자를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귀신들을 위해 법을 설하고, 하늘을 보고 귀신들이 다시 생명의 세계에 날 수 있도록 요청했다.
그러자 그 집 안에서는 어두운 그림자가 사라졌고 남자의 생은 예전보다 밝아졌다.

그러나 남자는 나와 했던 약속을 결코 지키지 않았다.

 

여행 중에 어느 곳을 들렀다.

한 승려가 나에게 물었다.

승려 : 당신의 공부를 확인해 보아도 되겠는가?

“좋다.”

승려 : 캄캄한 밤중에 금까마귀 나는 일을 보았는가?

“나는 아직 금까마귀를 본 적이 없다.”

승려 : 그렇다면 당신은 공부가 덜된 자이다.

“그러면 세상에 금까마귀가 있기는 있는가?”

상대는 내 말을 듣더니 화를 내고 가버렸다.
  

나는 그때의 일을 자주 이야기했다.

“장님은 눈뜬 자의 세계를 보지 못하고, 눈뜬 자는 장님이 본 것을 보지 못한다.”

나는 이 말에 대하여 이렇게 설명한다.

진실이 없는 자들은 말을 만들어서 전하거나 또 말을 만들어서 대답한다.
그러나 깨달은 자는 항상 있는 것을 보고 물으며, 있는 것을 보고 대답한다.
모든 가르침의 가치는 그 진실에 있기 때문이다.

나는 세상의 외면 속에서 혼자 그 세상을 위하여 살아야 했다.
한 사람의 진실이 있는 자를 찾아서 수천 번이나 물어야 했고, 세상과 셀 수도 없이 부딪쳐야만 했다.

 

하루는 어떤 자가 이렇게 물었다.

“무궁화를 왜 무궁화라고 부르느냐?”

나는 나에게 질문한 자를 쳐다보면서 똑같은 질문을 했다.

“왜 소나무를 소나무라고 부르느냐?”

“소나무니까 소나무라고 한다.”

“그렇다면 너는 이미 나의 대답을 알고 있지 않은가?”

상대방은 나의 말을 듣고 태도가 달라졌다.

 

어떤 자가 말하기를
‘이 나라 안에서 가장 청정한 자는 어느 지방에 사는 아무개’라고 사람들 앞에 소개했다.

나는 소문의 진원을 확인하기 위하여 몇 차례나 당사자가 살고 있는 곳으로 찾아갔지만, 번번이 만나지 못하고 돌아오게 되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마침 집 앞에 나와 있던 당사자와 만나게 되었다.

나는 정중하게 예의를 갖추고 말했다.

“나는 소문을 듣고 당신이 진실한 분이라고 해서 찾아왔습니다.”

그러자 상대방은 아무 대답도 없이 집 안쪽으로 황급히 사라졌다.

나는 상대방의 태도에 짐작이 가지 않아 인사를 했던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잠시 후 상대방은 밭일을 할 때 쓰는 쇠스랑을 하늘을 향해 치켜들고 달려 나왔다.

“세상에 모든 자가 부처이거늘 산속에 찾아와서 진실한 자를 찾는 미친놈이 어디 있느냐?”고 소리치면서 금방 나의 몸을 향해 쇠스랑을 내려칠 듯이 기세를 부렸다.

나는 기가 막혀서 그대로 서 있었더니 가까이 온 상대는 온몸을 떨고 있었다.

나는 그의 그런 행동을 보며 웃었다.

 

하늘은 내가 고향에서 성공하는 일을 막고 있었다.

나는 제자한테 말했다.

“왜 이 사람들은 망하려 하는가?”

제자 : 그렇다면 이 나라는 망하게 됩니까?

그 일은 사람들이 선택할 것이다. 지금 저들은 자신들의 장래를 버리고 있다.
머지않아 저들은 크게 후회하게 될 날이 올 것이다.

제자 : 그렇다면 저들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저들의 일은 저들에게 맡겨야 한다.”

제자 : 그런 법이 어디에 있습니까?

“그럼 너는 어떻게 하겠느냐?”

제자 : 그런 일을 알려야 할 게 아닙니까?

“너는 큰일 날 소리를 하는구나. 저들의 일을 우리 두 사람이 막고자 한다면 저들은 우리를 돕지 않고 해칠 것이다. 우리의 죽음이 저들을 구할 수 있다면 그 일은 다행한 일이지만, 우리의 죽음이 저들을 구할 수 없다면 그 일은 천추에 짓지 못할 한이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괴로움이 더 큰 것이다.”

제자 :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모든 것들은 자신이 가진 진실만큼 결과를 남기게 되고 자신이 가진 지혜만큼 자신을 빛내게 된다. 나의 진실은 세상에서 가장 크며 나의 지혜는 세상에서 아무도 따를 자가 없다. 그러므로 나는 세상에서 가장 크게 성공하고 내 이름은 세상에서 가장 빛나게 될 것이다.”

제자 : 그런 일을 어떻게 믿습니까?

“확인해 보면 된다. 나보다 세상에서 진실하고 지혜로운 자가 있다면 나는 지금 거짓을 말하고 있는 것이요, 만일 그런 자가 세상에 없다면 내 말이 진실이라고 믿어도 된다.”

 

나는 제자 앞에 그런 일을 확인시켜 주기 위하여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비행기는 몇 시간을 날더니 겨울 속에 있던 나를 여름 속으로 데려다주었다.

태국의 수도 방콕의 날씨는 무더웠다.

나는 한 사람의 제자와 함께 언어도 문자도 길도 모르는 곳으로 찾아온 것이다.

외국어를 한마디도 하지 못하는 나는 제자의 활동에 도움을 받아야 했다.
제자는 나를 그곳 사람들과 접속시키기 위해 열심히 방콕 시내를 뛰어다녔다.

나는 방콕에 온 지 15일 만에 제자의 주선으로 태국인의 정신적인 지도자인 태국 제일 왕사를 만나게 되었다.

나를 맞이한 방은 매우 컸고 상대방의 옆에는 서양인과 승려들이 같이 있었다.
그날 나는 4시간 정도 그와 같이 있게 되었다. 나는 인사가 끝나자 먼저 물었다.

“당신은 무엇을 가르치는가?”

그러자 상대방이 대답했다.

“계율과 경전과 명상을 가르친다.”

나는 상대방의 대답을 듣고 나서 경전과 계율과 명상 속에 있던 일들을 설명했다.

상대방은 나의 이야기를 듣고 매우 당황하고 놀라운 표정이었다.

상대방이 나에게 물었다.

“당신은 어떤 것을 가르치는가?”

내가 대답했다.

“나는 사람들에게 양심과 정의를 가르친다.”

그러자 상대방은 환한 얼굴로 손뼉을 치며 말했다.

“쌤 쌤, 나도 당신과 같은 것을 가르친다.”라고 말했다.

나는 헤어질 때까지 그들을 위해 삶에 관한 일들을 알려주었다.

왕사는 나의 이마에 있는 지혜의 눈을 보고 놀라워했고, 자신의 손으로 한 번 확인해 보아도 되겠냐고 했다.

 

나는 방콕에 머문 지 20여 일 만에 태국 제일의 출라롱콘 대학의 진리관에서 대중들에게 강연을 했다. 그들은 두 시간의 만남 속에서 이런 질문을 했다.

질문 : 당신은 신을 믿는가?

“신은 존재한다. 그러나 나는 나의 일을 신에게 의지하지 않는다. 나는 나의 일을 나에게 의지한다.”

질문 : 천국은 있는 것인가?

“모든 일은 존재한다. 당신이 묻는 천국은 어떤 것인가? 먼저 질문에 대한 정확한 문제를 알고 싶다.”

질문 : 말세론을 당신은 믿는가?

“모든 것들은 변화를 통해서 존재한다. 세상 또한 그렇게 존재해 왔고, 그렇게 해서 존재하게 된다. 매우 가까운 장래에 세상에는 큰 변화기가 있게 될 것이다.”

질문 : 당신의 가르침과 종교의 가르침은 같은 것인가 다른 것인가?

“다르다. 종교의 가르침은 믿음이고, 나의 가르침은 진실이다. 그러므로 나의 가르침은 종교의 가르침보다 앞서 있다.”

 

나는 다음날도 사람들에게 강연을 했다. 그날 나는 제자의 주선으로 수도승들의 사원인 촐라부라탄에서 250여 명의 대중을 위해 깨달음의 길에 대하여 말하고 있었다.

그곳에 있던 한 승려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질문했다.

질문 : 우리는 어떻게 깨달을 수 있는가?

“이 자리에 진실로 깨달음을 얻기를 원하는 자가 있는가?”

그러자 그 자리에 있던 자 중에서 아무도 대답하는 자가 없었다.

질문 : 당신은 어떻게 깨달을 수 있었는가?

“나의 과거의 일로 깨달을 수 있었다.”

질문 : 우리가 현세에서 깨달으려면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

“먼저 너희에게 깨달음을 얻겠다는 마음이 있어야 하고, 다음으로 너희에게 그런 마음을 이루겠다는 결심이 있어야 한다. 만일 이 자리에 그런 자가 있다면 나는 먼저 그자를 깨닫게 하겠다.”

질문 : 당신은 우리를 어떻게 깨닫게 할 수 있는가?

“너희 중에 누구라도 나를 따라다니면,
1년 정도 내가 하는 일을 보고 내가 하는 말을 듣게 되면, 그자는 먼저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자가 다시 내 곁에서 1년 정도 더 내가 하는 일을 보고 내가 하는 말을 듣게 되면, 옳고 그른 일을 볼 수가 있고, 자신이 본 것에 대하여 왜 그런 일이 옳고 그른가를 알게 된다.

마지막으로 내 곁에 남아서 1년 정도 더 내가 하는 일을 보고 들으면, 그자의 속에서 양심과 용기가 일어나게 될 것이니 그런 후에야 능히 자신이 본 것을 사람들 앞에 가르치게 될 것이니 그자는 자신이 하던 일로 인하여 큰 깨달음을 얻게 된다.”

 

하루는 내가 묵고 있는 숙소로 두 사람의 태국인 승려가 찾아왔다.

제자의 소개로 인사가 끝나고 간단한 말들이 오고 가게 되었다.
그들 중에 한 승려가 자신이 가지고 온 가방 속에서 지갑을 꺼내면서 물었다.

질문 : 이 속에 무엇이 들었는지 알겠는가?

“그 지갑을 이리 다오.”

질문 : “왜 내 지갑을 달라고 하는가?”

“나는 네 지갑 속에 무엇이 있는지 보려고 그런다.”

질문 : 지갑은 왜 보려고 하는가?

“너는 너의 지갑 속에 무엇이 있는지 보라고 하지 않았는가. 나는 그 속에 무엇이 있는지 있는 것을 보고, 너에게 있는 것을 알려주려고 그러는 것이다.”

그러자 승려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이었다.

나는 승려에게 깨달은 자의 실상에 대하여 말해주었다.

“깨달은 자는 숨겨진 곳에 있는 것을 보는 자가 아니다.
깨달은 자는 있는 것을 보고, 있는 것을 말한다.

있는 것을 보면, 있는 것 속에 과거가 있고 미래의 일이 있다.
모든 일들이 있는 일로 인하여 존재하게 되니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바로 그런 일로 인하여 있는 것이다.”

 

나는 방콕을 여행한 지 한 달 후, 고원의 도시 네팔의 카트만두에 있었다.

높은 산들로 둘러싸여 있던 카트만두는 작은 도시였고, 또한 특별한 사람들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제자는 네팔에 대한 사정과 어딘가 살고 있을지도 모르는, 진실을 알고자 하는 인간을 찾아서 뛰어다녔다.

하루는 제자가 나를 네팔에서 유일한 린포체와 만나게 했다.

린포체의 제자들은 그들의 스승을 대단한 인물로 소개했고, 린포체는 린포체대로 깨달은 자에 대한 호기심으로 나를 만나게 되었다.

린포체의 방에는 영국 옥스퍼드의 건물과 린포체의 얼굴이 담겨 있는 팸플릿들이 있었다.

린포체는 먼저 자신을 소개한 팸플릿을 우리에게 내밀었고, 그해 여름에 자신이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불교 철학의 강의를 하게 되었다는 말을 했다.

나는 린포체의 순진한 행동에 미소를 지었다.
린포체가 할 말을 끝내자 나는 이렇게 물었다.

“나는 깨달은 자다. 당신이 먼저 나의 깨달음에 대하여 묻겠는가? 그렇지 않으면 내가 먼저 당신의 일에 대해서 물어도 되겠는가?”

린포체 : 당신이 먼저 물어라.

“당신은 무엇을 가르치는가?”

린포체 : 나는 명상을 가르친다.

“당신은 명상에 대하여 어떤 것을 알고 있는가?”

린포체는 나의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나는 다시 물었다.

“나는 이곳에 와서 진실한 스승이 없는 것을 보고, 이곳 사람들의 삶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게 되었다. 당신은 이곳 사람들을 위하여 나에게 먼저 배우고 나서 가르치는 자가 되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린포체 : 나는 그만한 인재가 되지 못합니다. 당신은 다른 곳에 가서 그런 자를 찾아보십시오.

 

나는 다시 길을 떠났다.

우리의 여행은 확인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고,
부족했던 정보로 인하여 나는 인도의 국경까지 갔다가 검문소를 통과하지도 못한 채 카트만두로 되돌아오는 일을 겪어야 했다.

 

우리에게는 새로운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막상 집으로 돌아오니 나는 또 갈 곳이 없어졌다.

제자는 제자대로 머물 숙소가 없어졌다.

나는 너무 힘든 내 자신의 일을 보고 죄인처럼 살아야 했고,
제자는 제자대로 내 곁에서 본 것으로 위안을 해야 했다.

제자는 또 나를 사람들 앞에 내세우기 위하여 자신이 본 것들을 사람들에게 알려야 했다

귀신의 문제를 풀어준 일과 주변 사람들의 병을 고쳐 준 일과 한 나라의 왕사와 다른 나라의 스승들을 가르쳤던 일을 사람들에게 소개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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