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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3    - 1990년 -

 

나와 일행은 피로가 가득 쌓인 몸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제자가 머무는 집에 오던 몇 사람이 제자가 귀국했다고 연락을 하자 인연을 끊지 않고 다시 나와 주었다.

나는 시장에 나가 작고 저렴한 액자 몇 개를 사서 ‘근면 검소 정직’이라는 교훈을 적어서 그곳에 나오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그 속에 있는 법을 이야기해 주었다.

“누구든지 세상에서 이 속에 있는 일들을 알고 행하게 되면 그자는 복을 받게 될 것이다. 만일 자신들 속에 사랑해야 할 사람이 있다면 그를 위하여 여기에 있는 일들을 알려 주어라. 그러면 그 일은 상대에 대한 가장 큰 사랑이 될 것이다.”

그러자 어느 날 사람들이 내가 준 액자에 대하여 말들을 하고 있었다.

어떤 아녀자는 내가 준 액자를 자기 집 방안에 걸어 두었더니 고등학생인 아들이 보고는

“어머니, 이것 배우러 맨날 그곳에 간 것입니까?” 하고 물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 어머니가 “이것이 왜 어떠니?” 하자

아들이 하는 말이 이런 것은 학교에서 벌써부터 가르치는 것이라고 했단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액자의 교훈에 대하여 다시 설하게 되었다.

“모든 말들은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존재하는 것들이 가지고 있는 진실을 아는 자는 드물다.

만일 이 세 가지 속에 있던 뜻을 알게 되면 누구나 자신을 복되게 살게 할 수가 있다. ‘근면 검소 정직’이란 삶 속에 있던 가장 좋은 길이었기 때문에 나는 그 일을 여러분 앞에 알리고자 액자를 만들어 그것을 집에 두고 항상 잊지 말라고 주게 된 것이다.

중생이 자신을 위하여 가르쳐야 할 일은 바로 이 세 가지의 법을 익히므로 해서 좋은 자신과 만날 수 있으니 이 법을 따르는 자는 부족함이 없는 행복과 평화가 있는 자신을 얻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나는 많은 나라를 여행해 보았지만 어디서도 자신이 한 말에 대하여 존재하고 있는 진실을 정확하게 알고 말하는 자를 만나지 못했다.

이 시대에서 가장 불행한 일은 진실을 모르는 말들이 너무 많아서 거짓이 진리를 억누르는 일들을 보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집에 가거든 아들을 보고 선생에게 가서 다시 물어보고 오게 해라. 왜 이런 일들이 인간 속에 필요한 일인가? 그러면 그 대답은 나의 말과 다를 것이다.

똑같은 말도 가르치는 자에 따라서 결과가 다르게 된다.
그래서 이곳이 세상에서 최고의 가르침이 있는 곳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나에게도 놀라운 일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있었다

내가 많은 나라들을 여행하고 돌아오자 이곳 사람들은 더욱 나에게 경계하는 눈치를 보였고, 말을 꺼내면 아무도 나의 말을 들으려는 자가 없었다.

나는 더욱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는 나 자신을 보고 세상의 일을 잊어야 했다.

하루는 이곳 사람들의 일이 너무나 안타까워서 두어 차례 만나서 면식이 있는 한 고승(高僧)을 찾아가서 나의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나는 이 나라를 떠나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자 고승은 이렇게 말했다.

“왜 당신 같은 사람이 이 나라를 버리려 하는가?”

그래서 나는 다시 그 일에 대하여 대답했다.

“내가 이 나라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이 나라의 사람들이 나를 버리니 내가 있어도 할 일이 없어서 떠나려 하는 것이오.”

그러자 고승도 내 말에 대하여 공감을 느끼는지 이렇게 말했다.

“당신 같은 사람이 이 나라의 정신을 일깨워야 한다. 만일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도운다면 나도 나를 따르는 권속들을 이끌고 당신을 따를 것이오.”

 

나는 고승의 말에 용기를 얻어서 다시금 현실과 부딪쳤다.

문화부와 방송국, 신문사, 대학교, 정당들을 찾아다니며 미친 듯이 매달리며, 한 번만 나 자신을 시험대에 서게 해 달라고 애걸을 했다.

그러나 한결같은 반응은 어느 곳에서도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도움이 되고자 하는 나의 제의에는 냉담했다.

나는 부딪치면 부딪치는 것만큼 깨어져야 했고, 노력하면 노력하는 것만큼 절망과 좌절을 경험해야 했다.

 

 

할 일이 없는 나는 나 자신이 가진 것들을 주기 위하여 어디로든지 가야 했다.

제자를 데리고 타이완으로 갔다.

타이베이의 거리를 며칠이나 돌아다녀 본 결과 타이완에서 내가 찾는 자를 만나는 일이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신문사와 대학에서 얻은 정보는 승려 두 사람의 소재를 안 것뿐이었다.

제자가 승려들을 찾아갔지만, 승려들은 아직도 자신들은 깨달은 자를 만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하면서 나와 얼굴 보는 것마저도 거부했다.

 

나는 다시 태국의 남부에 있는 수라타니로 갔다.

수라타니에는 한 사람의 소문난 승려가 살고 있었다. 늙은 승려는 나를 만나자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았다.

나는 통역을 통해 나 자신이 완전한 깨달음의 성취를 이룬 여래라는 사실을 밝혔다. 그러자 상대가 물었다.

상대 : 당신의 단체는 어디에 있으며 그곳에는 얼마만큼 사람들이 있는가?

“나는 단체를 가지고 있지 않다.”

상대 : 나는 개인의 말을 믿지 않는다.

“당신은 지금까지 배운 것은 무엇이며 알고자 하는 것은 어떤 것이었는가?”

상대는 나의 질문에 대하여 대답을 하지 않았다.

나는 다시 말을 전했다.

“석가는 자신이 지은 공덕으로 인하여 이루기 힘든 큰 깨달음을 이루었지만, 얼마 동안은 아무도 그 말을 믿는 자가 없었다.

예수는 인간들의 무지한 삶을 보고 인간들을 가르치려 했지만, 주위에는 예수의 진실을 아는 자가 없었다.

소크라테스는 인간들의 거짓과 위선을 보고 등불을 들고 거리에 앉아 있었지만, 소크라테스의 가르침을 그 시대에서 아는 자가 없었다.

노자는 세상의 일을 보았지만, 그 시대에서 인간의 길을 구하는 자가 없어 혼자서 떠돌아다녔다.

세상은 여기에 있는 사람을 가장 큰 스승이라고 말하고 있다. 진실한 자가 무엇 때문에 어리석은 짓을 하겠는가?

도는 대문이 없으니 큰 스승은 자신이 설 자리를 특별히 만들지 않는다. 당신이 내 말을 믿지 못하면 내가 당신을 믿게 할 수가 있다.

지금 내가 이 자리에서 사람들이 찾고 있는 열 가지의 일을 물어볼 터이니 하나만 당신이 대답할 수 있겠는가?

만일 하나라도 당신의 입으로 말할 수 있다면 나는 내가 여기에 온 일에 대하여 훗날이라도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자 나의 말을 전해 들은 상대 쪽의 통역이 간다는 말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나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로 갔다.

 

그리고 다시 인도로 갔다.

제자가 말했다.

“요기 바바가 저의 구루에게 물어달라고 했습니다. 부처는 누구이며 부처는 어디서 오는가? 라고 물었습니다.”

나는 이렇게 대답해주었다.

“부처는 진실한 자이며 진리를 말하는 자이며 있는 것을 보는 자이며 거짓말을 하지 않는 자이다. 부처는 사랑을 통하여 나게 된다.”

 

내가 푸네에 온 일을 제자가 그곳 사람들에게 알렸다.

그러자 인도인 구루가 다음날 인사를 오겠다고 하면서 먼저 자신의 말을 전했다.

그날 밤 두 명의 남자가 나의 숙소로 찾아왔다. 두 사람은 제자와 함께 내 방으로 와서 자신들의 신분을 밝히며 인사를 했다.

한 사람은 인도인 구루의 비서실장이었고, 함께 온 건장한 남자는 인도인 구루의 주치의였다.

비서실장이 주치의를 소개하며 밤중에 나를 찾아오게 된 용건을 말했다.

“이분의 아버님은 인도의 고관을 지낸 저명한 분입니다. 지금 그분은 병으로 누워 있는데 한번 보고 고쳐 주실 수 없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나는 먼저 환자를 보고 나서 당신의 말에 대해 대답을 하겠다고 했다.

나와 제자는 그들의 승용차를 타고 환자가 있는 집으로 갔다.

환자는 가족들이 지키고 있는 가운데 산소마스크를 쓰고 자리에 누워 있었다.

나는 환자를 보고 나서 그들에게 물었다.

“이 사람의 연세는 어떻게 되는가?”

아들 : 84세입니다.

“그렇다면 내가 본 것을 말하겠다. 이분은 다른 병을 가지고 있지 않다. 지금 이분이 가지고 있는 병은 신체구조의 이완으로 인하여 나타나게 된 부작용일 뿐이다.

이분이 다시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수술이 필요하다. 이분의 병은 현대 의료진들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지금 환자가 산소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은 방광의 이완으로 소변이 누적되어 폐에 물이 차기 때문이다. 그러니 방광만 제자리에 돌려놓으면 모든 부작용은 스스로 제거된다.”

아들은 나의 설명에 대해 매우 놀라워했다. 나는 다시 아들한테 물었다.

“어떻게 하겠는가?”

아들은 나의 말을 알아듣고 대답했다.

아들 : 이대로 사는 것보다 죽기를 원합니다.

“당신들의 뜻대로 될 것이다.”

아들은 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나와 제자를 숙소까지 도로 데려다주었다.

 

다음날 정오였다. 인도인 구루가 10여 명의 일행과 함께 나의 숙소로 인사를 왔다.

인도인 구루는 나를 끌어안고 인도식의 인사를 하더니 내가 앉아 있던 침대의 한쪽에 앉으며 어린아이와 같은 행동을 보였다.

나는 그런 인도인 구루에게 말과 행동으로 인하여 생기게 되는 결과에 대하여 설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자신이 보지 않고 경험하지 않는 일들을 쉽게 말한다. 같은 말이라도 자신이 알고 자신이 알게 된 내용에 대해서 남에게 알리는 일은 사실이 될 수가 있지만, 자신이 확실하게 알지 못하는 일을 남에게 알리는 일은 죄가 된다.”

그러자 인도인 구루가 나에게 질문을 했다.

“구루는 무엇을 사람들에게 가르치십니까?”

“나는 인간들을 위하여 내가 알고 있는 양심과 정의를 가르친다.”

인도인 구루는 나의 대답을 듣고 감탄을 했다.

“당신은 우리가 찾는 길이요, 우리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입니다.”

 

푸네 대학은 인도의 대학 중에서 철학으로 이름난 대학이다.

제자가 총장을 만나고 와서 말했다.

“내일 오전에 만날 수 있도록 약속을 하고 왔습니다.”

다음날 나는 푸네 대학의 총장실에서 총장과 만나게 되었다.

총장은 나와의 약속을 위해 모든 준비를 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총장은 나와의 약속을 자신의 주변에도 이야기했는지 다른 교수들도 총장의 옆에 배석을 하고 있었다.

총장이 먼저 나에게 질문을 했다. 제자가 가운데에 앉아 통역을 했다.

총장 : 당신은 나의 영혼이 어디에 있는지 그 일을 가르쳐 줄 수가 있습니까?

“그렇다. 그러나 나는 당신이 내가 대답을 어떤 식으로 말하면 알아볼 수 있을지 그것을 알기 위하여 먼저 간단한 질문을 하나 하고 그 대답을 먼저 듣고 나서 당신이 알고자 하는 문제에 대하여 대답을 하겠다.”

총장 : 구루는 어떤 것을 나에게 물으시겠습니까?

“콩은 어디서 나는가?”

총장 : 콩은 콩에서 나는 것이 아닙니까?

“그렇다. 콩은 콩에서 난다. 그러나 콩밭에 있는 콩에게 가서 물어보아라. 너는 어디서 났는가. 그러면 콩은 자신은 밭에서 났다고 말할 것이다. 콩은 자신의 뿌리가 밭에 있는 것을 보고 밭에서 났다고 대답하게 된다.

콩은 콩에서 싹이 나고 싹에서 콩이 난다. 너는 너에게서 났으며 너는 너의 삶을 통해 너 자신의 영혼을 얻게 되고 너는 그 영혼을 통하여 다시 나게 된다.

콩의 꽃이 피기 전에는 열매가 어디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 속에서 잎이 나오고 꽃이 피니 그때 콩이 나오게 된다.

네 영혼은 네 속에 있으며 네 영혼 속에 있는 것들은 너 자신의 삶이 만들게 된다.”

총장 : 오늘 당신을 만나고 보니 쉽게 그런 일을 알 수가 있었다. 우리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지금까지 이런 일을 알려고 노력해 왔지만 아는 자가 없었다.

라고 말하면서 총장은 나의 대답에 대해 매우 감탄을 했다.

총장은 옆에 있는 다른 교수들을 보면서 말했다.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도 죽을 때, 자신은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했다고 한다.”

나는 그 말에 대해 이렇게 대답했다.

“아인슈타인이 만년을 살며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나의 수준에 오는 일은 어렵다.”

 

몇 개월 전 내가 처음 푸네에 왔을 때,
그토록 나와 만나기를 경계했던 라즈니쉬는 이제 푸네에서 볼 수가 없었다.

내가 그 도시를 찾아갔다가 떠난 지 2개월 후, 라즈니쉬도 영원히 그곳을 떠났다고 했다.

나는 인간의 삶 속에 존재하던 일들을 보고 한탄을 했다.

거짓을 보고 그 거짓 속에 살고 싶었던 사람들과, 그런 사람들로 인하여 진실을 버리고 거짓과 함께 살아야 했던 한 인간을 생각하며 푸네를 떠나왔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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